CVC는 일반적으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의 자회사로 설립되는 형태의 VC예요. 대부분의 글로벌 대기업들이 Google이 DeepMind(딥마인드, AI 연구소)를 5억 달러(약 6,700억 원)에 인수하며 AI 패권을 쥐었다고 생각했는데, 불과 몇 년 만에 OpenAI라는 스타트업이 세상을 뒤흔들었죠. 대기업도 스타트업한테 당할 수 있어요. 그래서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기업형 벤처캐피탈)가 필요해요.
오늘은 '다음 OpenAI'를 놓치면 망한다는 공포 속에서 대기업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도 CVC를 운영하는 냉혹한 이유를 파헤쳐볼게요.
Source :
- The performance effects of corporate venture capital: a meta-analysis (The Journal of Technology Transfer, July 2022)
- Corporate Venture Capital: Definition, Benefits, Examples (Venture Capital Careers)
- Corporate venture capital - Wikipedia (September 2025)
- Corporate Venture Capital vs Traditional VCs: Key Differences and Benefits (Visible.vc)
- Unleashing the power of corporate venture capital (Arthur D. Little)
- Breaking New Ground with Modern Corporate Venture Capital Strategies (Ventech, February 2016)
- 5 keys to corporate venture capital success (Affinity.co)
- Tapping into Corporate Venture Capital (FasterCapital)
- 10 Corporate Venture Capital Success Stories (Collective Campus)
- The Most Active Corporate VC Firms Globally (CB Insights, June 2020)
- State of CVC 2022 Report (CB Insights, July 2023)
- Venture Capital is a MEAN business (Martin Krag, December 2023)
- US Venture Capital Index and Selected Benchmark Statistics (Cambridge Associates, Decem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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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VC나 CVC가 돈을 벌기 위한 조직이 아니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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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Gemini 생성)
네, 맞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VC가 돈을 벌기 위해 스타트업에 투자한다고 생각하죠. 원론적으로는 그게 맞아요.
하지만 대기업 주도의 CVC는 완전히 다른 이유로 존재해요. 제가 종합적으로 리서치하고 파악한 바로는 '다음 파괴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존재해요.
2014년에 Google이 DeepMind를 5억 달러(약 6,700억 원)에 인수했을 때, 모두가 Google이 AI의 미래를 장악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2022년 말 ChatGPT가 출시되자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죠. OpenAI라는 비영리 스타트업이 시작한 프로젝트가 Google의 검색 비즈니스를 위협하기 시작했어요. 수십억 달러를 AI에 투자했는데도, 작은 스타트업한테 선수를 빼앗긴 거죠.
이게 바로 대기업이 CVC를 운영하는 진짜 이유예요. 재무적 수익? 솔직히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2022년 Journal of Technology Transfer에 발표된 메타분석 연구(32개 CVC 연구, 105,950개 관찰 데이터)에서 CVC 투자는 전략적 성과와는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지만, 재무적 결과와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없다고 밝혀졌어요.
더 넓게 생각해 봤을 때 VC라는 업 자체는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영위하기에는 너무 Risk가 큰 게 사실이예요. 실제로 Pitchbook이 분석한 실리콘밸리에서 2000년부터 2015년 사이에 설립된 VC 펀드 1,186개를 보면 충격적이에요. 투자금 대비 2배 이상 회수(DPI 2x)에 성공한 펀드는 단 15.3%(181개)에 불과했어요. 3배 이상 회수한 펀드는 5.9%(70개), 5배 이상은 2.1%(25개)였죠. Cambridge Associates가 1,794개 미국 VC 펀드를 분석한 결과, 상위 25%(top quartile)는 연 15~27% 수익률을 기록하지만, 하위 25%(bottom quartile)는 한 자릿수 수익률에 그쳤어요.
이렇게 Risk가 큰 사업인데도 대기업들은 왜 CVC를 계속해서 만들까요? Google-OpenAI 사례가 정말 적절한 답이 될 수 있어요. 'OpenAI 같은 게임 체인저를 놓치면, 수십 년 쌓은 제국이 무너질 수 있다.' 이 공포가 대기업들이 CVC를 만들게 하는 진짜 엔진이에요. 재무적 손실은 감수할 수 있지만, 산업을 뒤흔들 스타트업을 놓치는 건 회사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이죠. 경쟁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생존적인 측면에서도 그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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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Gemini 생성)
CVC는 대기업의 '조기경보시스템'이에요. 산업을 뒤집을 수 있는 스타트업을 가능한 한 일찍 발견하는 거죠. 왜 이게 중요할까요?
스타트업이 세상을 바꾸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OpenAI가 ChatGPT를 출시하고 나서 불과 2개월 만에 1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어요. 역대 가장 빠른 속도였죠. Instagram이 1억 명 도달하는 데 2.5년 걸렸고, Facebook은 4.5년 걸렸어요. 이제는 스타트업 하나가 몇 달 만에 산업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시대예요.
대기업 입장에서는 악몽이죠. 거대한 조직은 느려요. 의사결정에 몇 달, 신제품 개발에 몇 년이 걸려요. 그 사이에 스타트업은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수 있어요. CVC는 이런 위협을 미리 감지하는 역할을 해요.
구체적으로 CVC는 두 가지 전략적 가치를 제공해요. 첫 번째는 '위협 조기 발견'이에요. Google이 만약 2015년에 OpenAI에 투자했더라면 어땠을까요? 최소한 GPT 기술의 발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었겠죠. 투자자로서 이사회 옵저버 자리를 얻었을 거고, 기술 트렌드를 미리 파악했을 거예요. 늦어도 2022년 초에는 "이거 위험하다"는 걸 알았을 거고, 대응할 시간이 있었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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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Wikipedia)
두 번째는 '전략적 옵션 확보'예요. 작은 투자로 시작해서, 회사가 성장하면 추가 투자나 M&A를 통해 완전히 내재화할 수 있어요. Alphabet(알파벳, Google의 모기업)의 GV(Google Ventures, Google의 투자 부서)가 Nest Labs(네스트 랩스, 스마트홈 기기 제조사)에 투자한 뒤 나중에 32억 달러(약 4조 3천억 원)에 인수한 게 대표적 사례예요.
2018년 기준으로 전 세계 CVC 투자 규모는 약 530억 달러(약 71조 원)였어요(CB Insights, 2019). 북미가 41%, 아시아가 38%, 유럽이 17%를 차지했죠. 2021년에는 역대 최고인 1,693억 달러(약 227조 원)까지 치솟았다가, 2022년에는 989억 달러(약 133조 원)로 43% 감소했어요(CB Insights, 2023). Google, Microsoft, Amazon, Intel, Salesforce, Baidu 같은 거대 기업들이 가장 활발하게 CVC를 운영하고 있어요.
왜일까요? 이들은 모두 한 번쯤 스타트업한테 당한 경험이 있거나, 당할 뻔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제 대기업들에게 CVC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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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CVC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는 알겠는데, 실제 사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실 수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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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이죠. '늦게 발견하면 이미 늦다'를 보여주는 사례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사례 1: Google - "DeepMind 인수했는데 왜 OpenAI한테 당했을까?" 이미 위에 언급했지만 좀 더 자세하게 알려드려 볼께요. Google은 2014년에 DeepMind를 5억 달러(약 6,700억 원)에 인수하면서 AI 패권을 잡았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DeepMind의 AlphaGo는 2016년에 이세돌 9단을 꺾으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죠. Google 내부에서는 "우리가 AI 1등이다"라는 자신감이 넘쳤어요.
하지만 2015년에 설립된 OpenAI를 제대로 주목하지 않았어요. 비영리 연구소로 시작한 작은 조직이었으니까요. 2019년 Microsoft(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기업)가 OpenAI에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를 투자했을 때도 Google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죠.
결과는? 2022년 11월 ChatGPT가 출시되고 5일 만에 100만 명, 2개월 만에 1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어요. Google의 검색 비즈니스 자체가 위협받기 시작했죠. Google 경영진은 "코드 레드(비상사태)"를 선포했고, Bard(바드, Google의 AI 챗봇)를 급히 출시했지만 이미 시장은 ChatGPT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었어요.
만약 Google이 2015~2017년 사이에 GV를 통해 OpenAI에 투자했더라면? 최소한 기술 발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었을 거고, 더 나아가 전략적 파트너십이나 인수 기회도 있었을 거예요. CVC가 없어서 '다음 disruptor'를 놓친 케이스죠.
사례 2: Qualcomm Ventures - "모바일 칩 팔려면 킬러 앱이 필요해" Qualcomm Ventures(퀄컴 벤처스, 모바일 반도체 기업 Qualcomm의 투자 부서)는 Zoom(줌, 화상회의 플랫폼)에 투자했어요. Zoom이 작은 스타트업일 때부터요. 왜일까요? Qualcomm은 모바일 칩을 만드는 회사예요. 하지만 칩만 잘 만든다고 팔리는 게 아니에요. 그 칩을 활용하는 '킬러 앱'이 있어야 하죠. Zoom 같은 화상회의 앱이 대중화되면, 더 강력한 프로세서와 카메라가 필요해져요. 그럼 Qualcomm 칩의 수요가 증가하죠. COVID-19 팬데믹으로 Zoom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Qualcomm의 예측은 적중했어요.
Fitbit(핏빗,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 투자도 같은 논리예요. 웨어러블 기기가 성장하면 Qualcomm의 저전력 칩 수요가 늘어나죠. Qualcomm은 자신들의 칩 생태계를 확장할 스타트업을 CVC를 통해 일찍 발견하고 지원한 거예요. CVC가 제대로 역할을 한 사례라고 할 수 있죠.
사례 3: 두산인베스트먼트 - "전통 제조업도 반도체 들어간다" 두산인베스트먼트(Doosan Investment, 두산그룹의 투자 자회사)는 테스나(Tesna,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전문기업)에 투자했어요. 2022년 두산그룹이 테스나를 인수해서 두산테스나로 사명을 바꿨죠.
왜 건설 중장비와 발전소를 만들던 두산이 갑자기 반도체에 투자했을까요? 두산은 미래를 내다봤어요. 앞으로 모든 산업에 반도체가 들어갈 거라는 거죠. 건설 장비도 자율주행이 되고, 발전소도 AI로 최적화되면, 반도체 수요가 폭발할 거예요. 하지만 반도체 기술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아요. 그래서 이미 기술을 가진 두산테스나를 인수해서 즉시 역량을 확보한 거죠. CVC를 통해 신사업 진입 시간을 10년은 단축한 셈이에요.
사례 4: GS리테일/GS홈쇼핑 - "쿠팡한테 질 순 없다"
GS리테일(GS Retail, 편의점 GS25 운영사)과 GS홈쇼핑(GS Home Shopping, TV 홈쇼핑 운영사)은 2021년에 메쉬코리아(Mesh Korea, 배달 플랫폼 '부릉' 운영사) 지분 18.4%를 약 508억 원(약 3,800만 달러)에 인수했어요. 메쉬코리아는 당시 기업가치가 1조 원(약 7억 5천만 달러)이 넘는 유니콘 기업이었죠.
왜 투자했을까요? 쿠팡(Coupang, 한국 이커머스 기업)과 마켓컬리(Market Kurly, 새벽배송 전문 이커머스)가 즉시 배송과 새벽 배송으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었어요. GS그룹은 오프라인 강자였지만, 라스트마일 배송 기술이 없었어요. 늦으면 시장에서 완전히 밀릴 위기였죠.
메쉬코리아는 이후 대표이사의 학력 위조와 그로 인한 이사회의 신뢰 붕괴, 그리고 자금난으로 2023년에 HY(한국야쿠르트)에 800억 원(약 6,000만 달러)에 인수됐어요. GS그룹 입장에서는 투자금 대부분을 날린 셈이죠. 하지만 완전한 실패였을까요? 아니에요. GS그룹은 메쉬코리아가 가진 전국 440여 곳의 부릉 스테이션, 280여 대의 부릉 트럭, 4만 9천여 명의 제휴 배송 기사 네트워크를 통해 라스트마일 배송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배웠어요.
재무적으로는 손실이었지만, 이 경험이 없었다면 GS그룹은 퀵커머스 시장에서 완전히 도태됐을 거예요. 몇백억 원은 '산업 변화를 늦게 알아차리지 않기 위한 수업료'였던 셈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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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대기업들은 언제부터 CVC를 운영하기 시작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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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Gemini 생성)
역사를 보면 패턴이 명확해요. '기술 변화가 빠른 산업'이 먼저 당했고, 그 산업부터 CVC를 시작했어요.
Intel Capital(인텔 캐피탈, Intel의 투자 부서)은 1991년에 시작했어요. Cisco Investments(시스코 인베스트먼트, 네트워크 장비 기업 Cisco의 투자 부서)는 1995년, Deutsche Telekom(도이체 텔레콤, 독일 통신사)의 T-Venture는 1997년, Siemens(지멘스, 독일 전자 및 통신 기업)의 Siemens Venture Capital은 1998년, Qualcomm Ventures는 2000년에 설립됐어요.
왜 이들이 가장 먼저였을까요? 무어의 법칙 때문이에요. 반도체 성능이 18~24개월마다 2배씩 향상된다는 법칙은 이 업계에 엄청난 압박을 줬어요. '18개월마다 기술이 2배씩 좋아진다'는 건 거꾸로 말하면 '18개월마다 누군가 우리를 2배 더 좋은 기술로 추월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실제로 1990년대에 수많은 반도체 기업들이 사라졌어요. Motorola(모토로라, 통신 장비 및 반도체 기업), Texas Instruments(텍사스 인스트루먼츠, 반도체 제조사), AMD(AMD, 반도체 제조사) 같은 거대 기업들도 한때 시장 지배력을 잃었죠. 작은 팹리스(fabless) 스타트업들이 더 빠르게 혁신하면서 시장을 잠식했어요.
1969년부터 1999년까지 가장 큰 20개 CVC를 보면 이 패턴이 명확해요(Dushnitsky, 2006). Intel이 1위, Cisco가 2위, Microsoft가 3위였고, Dell(델, PC 제조사), Motorola, Sony(소니, 일본 전자제품 제조사), Qualcomm이 상위권에 있었어요. 모두 기술 변화가 빠른 업계의 기업들이었죠.
그런데 2000년대 들어서 모든 산업이 기술 기업이 되기 시작했어요. 소매업은 Amazon과 eBay(이베이, 온라인 경매 및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격을 받았고, 여행업은 온라인 여행사(OTA)와 Expedia(익스피디아, 온라인 여행사), Booking.com(부킹닷컴, 숙박 예약 플랫폼)의 압박을 받았어요.
미디어는 Netflix(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 YouTube(유튜브, 동영상 플랫폼), Spotify(스포티파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의해 비즈니스 모델이 파괴됐죠. 심지어 자동차 산업도 안전하지 않았어요. Tesla(테슬라, 전기차 제조사)가 전통 자동차 회사들을 위협하고, Apple과 Google이 자율주행차에 대해 언급하자 GM(제너럴모터스, 미국 자동차 제조사), Ford(포드, 미국 자동차 제조사), Toyota(도요타, 일본 자동차 제조사) 같은 거대 기업들도 CVC를 앞다투어 만들기 시작했죠.
금융업계는 어떨까요? PayPal(페이팔, 온라인 결제 서비스), Stripe(스트라이프, 결제 인프라 기업), Robinhood(로빈후드, 주식 거래 앱) 같은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은행의 영역을 하나씩 잠식하고 있어요.
이 모든 변화가 과거의 '슘페터식 창조적 파괴'와 다른 점은 속도예요. 과거에는 산업 변화가 10~20년에 걸쳐 일어났어요. 이제는 3~5년, 심지어 몇 달 만에 일어나요. 그리고 글로벌 규모로 동시에 일어나죠.
결론은? 이제 모든 산업이 '빠른 산업'이 됐어요. 그래서 CVC는 더 이상 기술 기업만의 전략이 아니에요. 월마트(Walmart, 미국 대형마트 체인), 나이키(Nike,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디즈니(Disney,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같은 전통적 기업들도 CVC를 운영하고 있어요. 안 하면 망할 수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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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그럼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투자유치를 위해서 CVC를 어떻게 공략하면 좋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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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Gemini 생성)
솔직히 투자유치를 진행 중인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독립계 VC이든, CVC이든 별로 상관이 없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래도 CVC를 대상으로 Pitching을 해야 한다면 여기 핵심 인사이트가 있어요. CVC에게는 이렇게 말하세요. "우리가 당신의 악몽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일반 VC에게 피칭할 때는 "우리가 시장을 지배할 거예요. 10배 성장할 거예요"라고 말하죠. 하지만 CVC는 다른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해요. "우리가 당신 회사를 위협하는 스타트업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당신을 보호하는 파트너가 될 수도 있어요."
구체적으로 세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해요.
1. "우리 회사를 위협할 스타트업은 누구인가?" CVC 담당자들은 밤에 잠을 못 자요. '우리가 놓친 다음 OpenAI가 누구일까?'라고 걱정하거든요. 만약 여러분이 그 포지션에 있다면, 그걸 명확하게 보여주세요.
예를 들어, 여러분이 AI 기반 법률 자동화 스타트업을 운영한다면, 대형 로펌의 CVC에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우리 AI는 주니어 변호사가 하는 계약서 검토를 10배 빠르게 할 수 있어요. 이 기술을 가진 작은 로펌들이 당신의 고객을 빼앗아 가기 시작할 거예요. 우리와 파트너가 되시겠어요, 아니면 경쟁자가 되시겠어요?"(반 협박 하라는 소리 입니다.)
2. "우리가 어떻게 당신의 생태계를 확장하나?" Qualcomm이 Zoom에 투자한 이유를 기억하세요? Zoom이 성장하면 Qualcomm 칩 수요가 늘어나니까요. 여러분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모기업의 핵심 비즈니스를 어떻게 강화하는지 보여주세요. 만약에 정말 운 좋게도 Intel Capital에 피칭한다면? "우리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은 고성능 Intel 칩이 필수예요. 우리가 성공하면 당신의 데이터센터 칩 수요가 10배 증가할 거예요."
3. "왜 지금 투자해야 하나?" 시간과 타이밍이 중요해요. Google이 OpenAI를 2015년에 봤더라면 투자할 수 있었을 거예요. 2022년에는 이미 너무 늦었죠.
여러분이 아직 작고, Series A나 B 단계에 있다면 이렇게 말하세요. "지금은 우리가 작아서 파트너십이 가능해요. 하지만 2년 후면 우리가 너무 커져서 당신의 경쟁자가 될 거예요.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다음에는 우리를 막을 수 없을 거예요."(이것도 협박입니다.)
JetBlue Ventures(제트블루 벤처스, 미국 항공사 JetBlue의 투자 부서)의 Bonny Simi 사장이 2018년에 한 말이 이를 잘 보여줘요. "우리는 항공기 인증, 안전 검토, 항공 및 호텔 운영, 수익 및 로열티 시스템 등 많은 규제 기관과 밀접하게 일한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스타트업이 여행 및 호스피탈리티 산업을 이해하고 탐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죠."
CVC의 가치는 단순히 돈만이 아니에요. 업계 전문성, 고객 소개, 파트너 연결, 규제 탐색 지원이죠. Intel Capital은 2017년에만 56번의 Intel Capital Technology Days를 개최해서 포트폴리오 회사들이 글로벌 2,000대 기업의 임원들을 만날 수 있게 했어요.
핵심은 이거예요. 일반 VC에게는 "우리가 얼마나 빨리 클 수 있는지"를 말하세요. CVC에게는 "우리가 당신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 또는 "우리가 당신한테 얼마나 위협적일 수 있는지"를 말하세요.
CVC 담당자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어요. 다음 OpenAI, 다음 Tesla, 다음 Netflix를 놓칠까 봐요. 여러분이 그들의 악몽이 될 수도 있고, 그들의 구원자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세요. 그럼 투자는 따라오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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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배우게 된 점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볼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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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VC는 '다음 파괴자'를 놓치지 않기 위한 생존 도구임
Google이 DeepMind를 5억 달러에 인수하고도 OpenAI의 등장을 막지 못한 것처럼, 대기업도 스타트업한테 당할 수 있어요. CVC 투자는 전략적 성과와는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지만 재무적 수익률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없다고 밝혀졌어요. 재무적으로는 성공률이 낮지만, CVC를 운영하지 않으면 '다음 OpenAI'를 놓치고 회사 전체가 위협받을 수 있어요. ChatGPT가 출시되고 2개월 만에 1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던 것처럼, 스타트업은 이제 몇 달 만에 산업을 뒤흔들 수 있어요. CVC는 이런 위협을 조기에 발견하는 생존 도구예요.
- 투자 실패도 전략적으로 의미 있는 학습 기회임
GS그룹의 메쉬코리아 투자 사례에서 보듯이, 재무적으로 실패한 투자도 전략적으로는 성공일 수 있어요. GS그룹은 수백억 원의 투자금 대부분을 잃었지만, IT 물류 인프라와 라스트마일 배송에 대한 귀중한 학습 기회를 얻었죠. 만약 이 투자가 없었다면 GS그룹은 퀵커머스 시장에서 완전히 도태됐을 거예요. 이런 '비싼 수업료'는 미래의 더 큰 재앙을 막는 보험이에요. VC로서 우리는 투자 실패를 단순히 손실로만 볼 게 아니라, 전략적 학습과 미래 대비라는 관점에서 평가해야 해요.
- 이제 모든 산업이 스타트업의 공격 대상임
Intel, Cisco, Qualcomm 같은 반도체와 통신 기업들이 1990년대부터 CVC를 시작한 이유는 무어의 법칙 때문이에요. 18개월마다 기술이 2배씩 좋아진다는 건, 18개월마다 누군가 우리를 추월할 수 있다는 뜻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모든 산업이 똑같은 위협에 직면해 있어요. Amazon이 소매업을, Netflix가 미디어를, Tesla가 자동차를, Stripe이 금융을 위협하고 있어요. 실제로 2018년 글로벌 CVC 투자는 530억 달러(약 71조 원)였는데, 2021년에는 1,693억 달러(약 227조 원)로 219% 증가했어요(CB Insights). 전 세계 VC 투자의 25% 이상이 CVC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어요. 월마트, 나이키, 디즈니 같은 전통 기업들도 이제 CVC를 운영해요. 안 하면 망할 수 있으니까요.
- 스타트업은 '우리가 당신의 악몽이다'라고 말해야 함
CVC에 투자 유치를 원하는 스타트업이라면 독립계 VC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 필요해요. "우리가 3년 내에 10배 성장할 거예요"가 아니라 "우리가 당신 회사를 위협하는 스타트업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당신을 보호하는 파트너가 될 수도 있어요"라고 말해야 해요. 핵심은 "우리가 당신한테 얼마나 위협적일 수 있는지" 또는 "우리가 당신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예요.
* 국내에도 삼성벤처스,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롯데엑셀러레이터, 케이티인베스트먼트 등 다양한 CVC가 있어요. 이런 곳들은 겉으로는 대부분 수익성을 위한 투자를 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내부적으로는 모회사와의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가 최우선이예요. CVC의 전략적 필요성과 존재 이유를 제대로 파악한다면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이라도 "누군가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 것인지"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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