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피로감을 들어보셨나요? 스타트업/VC 씬에서는 이제 AI가 안 들어가면 쳐다도 안 보는 문화가 생겨버렸죠 VC 미팅 룸에서 19개 팀이 "AI for this, AI for that"을 외치며 피치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마지막 팀이 "우리는 전기 더트 바이크를 만들고 있어요"라고 말하자 방 전체가 웃음바다가 되었죠. 그런데 놀랍게도 펀딩을 받은 건 바로 그 팀이었어요. 오늘은 스타트업/VC 산업 내의 AI피로감과 이런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진짜 수익성이 보이는 스타트업이 펀드레이징에 성공 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께요.
Source:
- X (Twitter) Post by Rez Dorado (@ErezDorado), November 13, 2025
- AI Is Dominating 2025 VC Investing, Pulling in $192.7 Billion (Bloomberg, October 3, 2025)
- VCs abandon old rules for a 'funky time' of investing in AI startups (TechCrunch, November 13, 2025)
- The State Of Startups In 7 Charts: These Sectors And Stages Are Down As AI Megarounds Dominate In 2025 (Crunchbase, October 2025)
- 2025's Mobility Investment Radar Shows Surge In Funding (Oliver Wyman,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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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몇 달 전 VC 미팅에서 AI트렌드에 역행하는 일이 일어났다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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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Founders Inc.)
2025년 11월 7일, Dorado(도라도, 전기 더트 바이크 제조사)의 공동창업자 Rez Dorado와 그의 파트너가 Blueprint Festival(블루프린트 페스티벌, Founders Inc. 주최 하드웨어 스타트업 5주 프로그램의 데모 데이)에 참석했어요.
Founders Inc.(파운더스, 샌프란시스코 기반 하드웨어 빌더 액셀러레이터)는 "The home for founders"라는 슬로건으로 하드웨어 랩과 멘토링을 제공하는 곳이에요. 그 자리에는 약 20개의 스타트업이 함께했죠. 미팅의 첫 번째 순서는 각 팀이 원형으로 돌아가며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소개하는 것이었어요.
앞선 19개 팀이 줄줄이 소개를 시작했어요. "AI for marketing", "AI-powered customer service", "AI for healthcare"... 모두가 'AI'라는 단어를 앞에 붙여서 자신들의 사업을 설명했어요. VC들과 다른 창업자들 사이에는 점점 'AI 피로감'이 쌓여가고 있었죠.
그리고 마침내 Dorado 팀의 차례가 왔어요. "우리는 전기 더트 바이크(electric dirt bikes)를 만들고 있어요"라고 말했죠. 그 순간 방 전체가 웃음바다가 되었어요. 왜냐하면 AI가 아닌 '오토바이'라는 주제가 너무나 '아날로그'하고, 실리콘밸리의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더트 바이크는 오프로드용 모터사이클로, 모험과 레저 시장을 타깃으로 한 하드웨어 중심 아이디어였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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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터져 나온 웃음은 일종의 비웃음이었을 것 같은데 Dorado 팀은 어떻게 됐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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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그 미팅에서 펀딩 오퍼를 받은 팀은 Dorado가 유일했어요. 다른 19개의 AI 팀들은 '혁신적'이라는 칭찬만 들었을 뿐 실제 투자로는 이어지지 않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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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Rez X)
Rez는 나중에 X(트위터)에 이 이야기를 포스팅하면서 "Who's laughing now(이제 누가 웃나요?)"라는 자조적인 유머를 더했어요. 이 포스트는 37,000회 이상의 조회수와 438개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어요.
(전문 해석)
몇 달 전 저와 공동 창업자는 약 20개의 다른 스타트업과 함께 자금을 찾아 VC에 갔습니다.
우리 모두가 해야 했던 첫 번째 일은 원을 그리며 우리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위한 AI. 저것을 위한 AI" 그런 다음 우리 차례가 왔습니다.
"우리는 전기 오토바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모두가 웃었습니다.
그 원에서 자금을 받은 유일한 팀은 우리였습니다.
자 지금은 누가 웃고 있죠?
구체적인 펀딩 금액이나 VC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Dorado는 이미 @ridedorado라는 브랜드로 프로토타입을 개발 중이에요. Founders Inc의 Bludprint 프로그램은 기본으로 $100K를 제공하고 상위 팀에게는 $150K~$250K를 추가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라, 어림잡아 $350K인 약 5억원 가량의 Seed 펀딩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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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Dorado Instagram)
이들의 공식 웹사이트(ride-dorado.com)를 보면 Dorado V3라는 미국산 풀사이즈 전기 더트 바이크를 준비하고 있고, 교체 가능한 배터리 시스템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어요.
왜 이들이 성공했을까요?
VC들은 AI '버블'에 지쳐 있었어요. 대신 실생활의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을 원했죠. 전기 더트 바이크는 기후 변화 대응(전기화)과 레저 시장 성장(글로벌 오프로드 트렌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아이템이었어요. AI만큼 '뜨겁지는' 않지만 지속 가능성이 높았죠. 게다가 웃음이라는 요소가 VC들의 '인간적' 관심을 끌어낸 것도 한몫했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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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AI투자가 과열된 상태라는 것은 알고 있는데 실제로 숫자로 보면 어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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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면 우려스러울 정도로 놀라워요.
2025년 AI 스타트업은 현재까지 약 $192.7 billion(약 282조 원)을 투자받았어요. 이는 전체 VC 투자의 52.5%를 차지하는 엄청난 규모예요. 2025년은 역사상 처음으로 전체 VC 자금의 절반 이상이 AI로 몰린 해가 될 예정이에요.
하지만 이 숫자 뒤에는 중요한 이야기가 숨어 있어요. 투자 '건수'는 실제로 감소하고 있거든요. 2025년 3분기에 완료된 AI 딜은 2,427건이었는데, 이는 1분기의 2,987건, 2분기의 2,655건에 비해 줄어든 수치예요. 즉, 더 적은 회사에 더 큰 돈이 몰리고 있다는 뜻이죠.
예를 들어볼게요. 2025년 3분기에 Anthropic(앤쓰로픽, AI 기술 개발사)이 혼자서 $13 billion(약 19조 원)를 투자받았어요. 이는 그 분기 전체 AI 투자의 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에요. 이런 메가 라운드가 전체 통계를 크게 왜곡하고 있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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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VC들이 AI피로를 실제로 겪고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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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Disrupt)
Cowboy Ventures(카우보이 벤처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의 창립자 Aileen Lee는 TechCrunch Disrupt 2025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It's a funky time(굉장히 이상한 시기예요)."
투자의 규칙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거죠. 어떤 AI 회사들은 "제로에서 1년 만에 $100 million(약 1,47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해요.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AI 스타트업이 비슷비슷한 피치를 한다는 거예요. "AI for [무언가]" 형태의 피치가 너무 많다 보니 VC들은 더 이상 감동하지 않게 됐어요. 모든 팀이 혁신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차별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거든요.
더욱이 AI 스타트업의 58% 이상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기술 자체는 훌륭할 수 있지만,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지,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죠.
Kindred Ventures(킨드레드 벤처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의 Steve Jang은 "훌륭한 기술과 훌륭한 시장 진입 전략 둘 다 필요해요"라고 강조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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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Dorado의 성공이 VC 생태계에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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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커뮤니티에서는 Dorado의 이야기가 큰 반향을 일으켰어요.
46개의 댓글과 15개의 리포스트를 받으며, 창업자들 사이에서 "AI 피치가 너무 뻔해", "하드웨어가 돌아오네"라는 공감대가 형성됐죠. 한 창업자는 "AI 대신 '전기 스쿠터 for 지하철' 피치 해볼까?"라고 농담하며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어요.
이 사례는 최근 '비-AI 성공 사례' 트렌드와 맞물려요. VC들은 "스토리와 실행력"을 중시하는데, Dorado의 경우처럼 '웃음'도 스토리의 일부로 작용할 수 있어요. 웃음은 긴장을 풀고 기억에 오래 남게 하는 효과가 있거든요.
Dorado의 두 공동창업자를 보면 더 흥미로워요. Nick은 8살 때부터 기계를 만들고 수리해온 엔지니어링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고, Erez는 경제학 배경에 데이터 분석 경험을 가진 사람이에요. 이들은 친환경 기계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며 자신들만의 창의적인 도구와 시스템을 만들어왔어요. 이런 실질적인 기술력과 비즈니스 이해가 결합되어 VC들을 설득할 수 있었던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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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배우게 된 점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볼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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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하이프보다 실질적 가치가 더 중요함
2025년 AI 스타트업은 전체 VC 투자의 52.5%인 $192.7 billion(약 282조 원)을 받았지만, 투자 건수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어요. 이는 VC들이 단순히 'AI'라는 라벨보다는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과 검증된 실행력을 더 중요하게 본다는 의미예요. Dorado가 19개의 AI 팀을 제치고 유일하게 펀딩을 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죠. 전기 더트 바이크는 기후 변화 대응과 레저 시장 성장이라는 두 가지 실질적인 가치를 동시에 제공하는 제품이었어요.
- 차별화된 스토리텔링이 투자를 이끌어냄
VC 미팅에서 웃음을 산 것은 사실 Dorado에게 축복이었어요. 19개 팀의 비슷비슷한 AI 피치 속에서 유일하게 기억에 남는 팀이 되었거든요. '웃음'은 긴장을 풀고 인간적인 연결을 만드는 강력한 도구예요. 이는 단순히 재미있다는 것이 아니라, VC들의 'AI 피로'를 뚫고 진짜 관심을 끌어낸 전략적인 요소였죠. X에서 37,000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것도 이 스토리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증거예요.
- 틈새 시장의 깊이 있는 이해가 경쟁력임
Dorado는 단순히 '전기 오토바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트 바이크라는 틈새 시장에 집중했어요. 이들은 오프로드 레저 시장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교체 가능한 배터리 시스템과 미국 내 생산이라는 차별점을 제시했죠. Nick의 엔지니어링 전문성과 Erez의 경제학·데이터 분석 배경이 결합되어 시장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접근할 수 있었어요. AI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지금, 이런 틈새 시장의 전문성이 오히려 더 큰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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