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에게 창업경험이 필수일까요? 종종 이 해묵은 논쟁이 커뮤니티를 달구곤 해요. 창업 경험이 있는 VC와 없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도 누구보다 빠르게 신선한 투자업계의 정보를 전달해 드리는 "비주류VC" 예요.
오늘은 매주 월요일마다 발송드리는 "VC생활 10년만에 로맨틱한 사람이 냉소적인 사람이 된 이야기" 시리즈로 찾아뵙게 되었어요.
오늘은 스물 여덟번 째 이야기를 들려드릴께요.
스타트업 씬에서 정말 해묵은 논쟁거리가 하나 있죠?
바로 투자심사역들의 "창업 경험"이 아닌가 싶어요.
오늘은 이 오래 된 논쟁에 대해서 "비주류VC"가 직접 말씀드려 보려고 해요.
Source :
- CB Insights. "Do Ex-Startup Founders Make the Best Venture Capitalists?" 2017.
-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The Transformation of Venture Capital: Evidence from AngelList." 2022.
- Crunchbase News. "Does Europe Need More 'Founder-VCs'?" 2024.
- Crunchbase News. "Predicting VC Success With Crunchbase Data." 2023.
- Harvard Business Review. "How Venture Capital Works." 1998.
- TechCrunch. "Active founders make good investors, but do they make good VCs?" 2023.
- Vauban 플랫폼 연구. "What did VCs do before they became VCs?" 2023.
- Harvard Kennedy School. "Venture Capital and Entrepreneurship." 2024.
- Startups.com. "Risky Business - Interview with Fred Wilson." 2023.
- The VC Factory. "7 Steps To Land A Venture Capital Job." 2024.
- The VC Factory. "Venture Capital Jobs Guide." 2024.
- Paul Gompers et al. "How do venture capitalists make decisions?" Harvard Business Review. 2021.
- TechCrunch. "Entrepreneurial Experience Separates Top VCs From Other Investors." 2015.
- Amadeus Capital Partners. "Do Entrepreneurs Make The Best Tech VCs?" 2020.
- CB Insights. "Do ex-startup founders make the best venture capitalists?"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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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경험 없는 VC가 뭘 알아?" - 이 흔한 불평에 대한 냉정한 반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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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자주 들리는 한 가지 불만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투자 유치에 실패하거나 VC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창업가들이 종종 이런 말을 하죠.
"창업 경험도 없는 VC들이 뭘 안다고 내 사업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야?"
"실전 경험 없는 금융쟁이들이 뭘 알겠어?"
"창업 해본 적도 없으면서 창업가에게 조언한다는 게 우습지 않아?"
"창업 경험도 없는 주제에 투자심사역이랍시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어린 심사역들은 사라져야지!."
"창업도 안해본 사람이 창업자에게 투자를 해? 수익률이 나오겠어?"
저도 주니어 시절에 몇 번 들어본 것 같아요. 사실 시니어가 된 지금도 자주 듣는 말 중 하나죠.
제 스레드에서도 여러번 이런 댓글들을 볼 수 있었고 각종 스타트업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이 해묵은 논쟁에 대해서 언젠가는 한 번 다뤄보고 싶었어요.
창업자들의 이런 불만은 얼핏 타당해 보이지만 실제 데이터와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 이야기가 꽤 달라져요. 오늘은 벤처캐피탈의 본질적 역할과 금융 전문성의 가치에 대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살펴보고자 해요.
과거 유사한 주제로 쓴 "비주류VC"의 글은 아래 글에서 확인해보실 수 있어요.
"VC는 사업 멘토가 아닌 자본시장의 통역사일 뿐 : 사기꾼과 사업가의 경계를 가르는 금융인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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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세계의 뿌리깊은 고정관념 : 창업 경험 없는 VC는 조언 할 자격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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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리스트는 창업가 출신이어야 한다"는 주장,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와 같은 유명 VC들이 이런 관점을 강조해왔죠.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공동창업한 바 있는 비노드 코슬라는 창업 경험이 있어야 효과적으로 조언할 수 있으며 VC의 첫 번재 규칙은 직접적인 경험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요.
창업 경험 없이 조언하는 VC들이 스타트업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많은 VC들이 기업가에게 조언할 자격을 얻기 위한 충분한 경험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죠.
코슬라 뿐만 아니라 다른 유명 VC들도 이런 의견을 적극 개진한 바 있어요.
마크 안드리센(A16Z의 창업자)은 자신과 공동창업자인 벤 호로위츠가 모두 성공적인 창업자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것이 그들의 철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 바 있어요. 그는 창업 경험이 있는 VC가 스타트업의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죠.
프레드 윌슨(Union Square Ventres의 창업자) 또한 VC가 창업자들이 겪는 도전과 어려움을 실제로 경험해 봐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어요.
피터 틸(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이자 팔란티어의 창업자)는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를 설립하면서 기업가적 경험이 있는 VC가 스타트업의 성장 과정에서 더 가치 있는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어요.
이 같은 의견은 일부 유명인사들만의 주장이 아니예요.
몇몇 연구에서는 창업 경험이 있는 VC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어요.
TechCrunch에 발표된 Endeavor의 연구(2015)에 따르면, 최상위 VC 펀드의 파트너 중 평균 40%가 경험 있는 창업자였고, 약 20%는 스타트업의 C레벨 임원 출신으로 총 60%가 직접적인 창업 경험을 가지고 있었어요.
반면 무작위로 선정된 일반 VC 펀드에서는 평균 27%만이 창업자나 스타트업 임원 경험이 있었어요. (읭...?)
Amadeus Capital Partners의 조사(2020)에서도 미국 최고의 테크 VC 중 42%가 VC가 되기 전에 회사를 창업했으며, 총 67%가 테크 비즈니스의 성장 과정을 경험했다고 해요. 그들은 결국 전체 78%가 창업이나 성장 경험이 있었으며, 단지 22%만이 그런 경험이 없었다고 밝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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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을 뒤엎는 현실 : 성공적인 VC 대다수의 숨겨진 배경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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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대되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CB인사이트(CB Insights, 2017)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톱 100 VC 중 62%가 창업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더 놀라운 것은 톱 10 VC로 줄이면 이 중 6명도 창업 경험이 없다는 사실이에요.
만약 창업 경험이 VC 성공의 필수 요소라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었을 거예요.
실제로는 많은 성공한 VC들은 창업 배경이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업계에 들어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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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Benchmark Capital의 빌 거리, Bond Capital의 메리 미커, Forerunner Ventures의 키르스텐 그린과 같은 유명한 VC들은 월스트리트 출신이며, 피터 틸의 파운더스 펀드에서 파트너로 일했던 브라이언 싱거맨은 구글 출신이에요(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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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배우로 활동하던 애쉬튼 커쳐는 A-Grade Investments와 Sound Ventures를 통해 Uber, Airbnb, Spotify 등 수많은 성공적인 스타트업에 투자한 성공적인 VC가 되었어요.
글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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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런 추세가 더욱 분명해져요.
포브스 마이다스 리스트(세계 톱 100 VC) 2019년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리스트에 오른 VC 중 단 25%만이 창업가 출신이었어요. 37%는 사업체 운영 경험이 전혀 없었고 금융, 컨설팅 등 다른 배경 출신이었어요. (출처: The VC Factory, "7 Steps To Land A Venture Capital Job", 2024)
2016년 1,500명의 VC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59%가 기업 운영 경험이 전혀 없었고 단 28%만이 엔지니어링 학위를 가지고 있었어요. (출처: The VC Factory, "Venture Capital Jobs Guide", 2024)
1990년부터 2019년까지 활동한 12,000명 이상의 미국 VC를 분석한 학술 연구에서는 단 7%만이 창업 배경을 가지고 있었어요(이 낮은 수치는 부분적으로 이전에 VC 투자를 받은 창업자들만 포함했기 때문이기도 해요)(출처: Paul Gompers et al., "How do venture capitalists make decisions?", Harvard Business Review, 2021)
이 데이터들은 VC 회사 창립자와 파트너의 배경이 다양하며, 생각보다 창업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특히 최근 데이터에서는 금융 배경을 가진 VC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어요.
따라서 VC가 창업 경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례는 많이 있지만, 실제 성공적인 VC들의 배경은 다양하며, 창업 경험이 VC 성공의 절대적 필요조건이라는 확실한 증거는 없는 것으로 보여요.
효과적인 VC가 되기 위해서는 창업 경험뿐 아니라 패턴 인식 능력, 겸손함, 좋은 딜 플로우를 생성하는 능력 등 다양한 요소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어요(출처: Do Ex-Startup Founders Make the Best Venture Capitalists?)
이는 다른 분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에요.
성공한 스포츠 스타가 반드시 성공한 코치가 된다는 법은 없고, 영화를 만들어 본 적 없는 비평가가 오히려 영화를 비평하는데 탁월한 안목을 가질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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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인 진실 : 창업경험과 투자 수익률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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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구체적인 투자 성과 데이터를 들여다 보도록 하죠.
위 그림의 2017년 CBinsights가 "CBinsight Rank of VC Investor"를 기반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창업 경험이 있는 VC와 그렇지 않은 전문 VC의 수익률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왔어요.
Founder's Turned Investor의 수익률이 좋지 않은 경우도 많이 보이고, 반대로 Non-Founder Investors의 수익률이 아주 높은 경우도 보이네요.
말 그대로 무작위로 퍼져 있고 창업경험이 수익률에는 별 영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 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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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미국 국가경제연구소(NBER)의 연구에 따르면, 성공적인 창업 경험이 있는 VC(Successful founder-VC's)의 투자 성공률은 29.8%(IPO 성공률 12.4%)인 반면, 실패한 창업 경험이 있는 VC(Unsuccessful founder-VCs)의 성공률은 19.2%(IPO 성공률 7.1%)로 나타났어요.
이 표에서 주목할 점은 실패한 창업 경험이 있는 VC의 성공률보다 전문 VC(Professional VCs)들의 투자 성공률이 23.2%(IPO 성공률 9.4%)로 더 높다는 점이예요.
참고로 Professional VCs의 이전 직장은 맥킨지, 베인, BCG등의 컨설팅 펌과 모건스탠리, 골드만 삭스, 메릴 린치 등의 IB, 그리고 워버그 핀커스, 뉴 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 등의 VC/PE 등 이었어요.
단순히 창업을 했다는 사실보다는 "성공적인 창업 경험", 또는 "체계적인 금융 분석 능력"이 VC들의 수익률에는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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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연구 보고서에 나온 표를 봐도 창업 경험이 있는 VC들의 수 보다 창업 경험 없이 VC가 된 전문 VC들의 숫자가 매년 10배 이상 더 많았음을 알 수 있어요.
유럽에서의 현실도 비슷해요.
바우반(Vauban, 2023) 플랫폼의 조사에 따르면, VC 파트너의 48.3%가 금융 배경을 가지고 있는 반면, 창업가 출신은 24.7%에 불과했어요. 이는 글로벌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금융 전문성이 여전히 핵심 자질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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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쟁이들의 성공 : 예상을 뛰어넘는 투자 수익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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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사례를 보면 VC들의 이전 커리어가 "금융업"인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한국 또한 예외가 아니죠. 대부분 증권사 IB 출신인 경우가 굉장히 많고 간혹 컨설팅 펌 출신들이 보이는 정도예요.
하지만 역시나 대다수는 "금융" 출신들이 VC가 되는 경우죠.
"비주류VC"도 금융 커리어를 통해 VC가 되었어요.
"기술도 모르고 금융만 아는 주제에 우리 평가해? 업계 현황이나 트렌드도 모르고 제대로 투자나 할 수 있겠어?"
라는 창업자들의 분노를 자주 봐 온 저로써는 이 주장 또한 여러 사례를 통해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려드릴 수 밖에 없겠어요.
메리 미커(Mary Meeker)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출신인 미커는 창업 경험 없이도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의 파트너로서 인터넷 및 기술 분야에서 가장 성공적인 투자자 중 한 명이 되었어요. 그녀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연평균 수익률 67%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어요.
* 참고로 전체 VC 업계 평균 연평균 수익률은 약 20%에 불과해요.
빌 거리(Bill Gurley)
아까 잠깐 등장한 투자은행 출신의 거리는 창업 경험 없이 벤치마크 캐피탈(Benchmark Capital)의 파트너가 되어 우버에 초기 투자해 엄청난 수익을 올렸어요. 그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평균 20%의 IRR(내부수익률)을 기록하며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요.
커스틴 그린(Kirsten Green)
역시나 아까 잠깐 등장한 회계사 출신인 그린은 창업 경험 없이 포어러너 벤처스(Forerunner Ventures)를 설립했어요. 그녀는 글로시어(Glossier)와 같은 성공적인 브랜드에 투자해 첫 펀드에서 3.8배의 투자수익을 거두었어요. 창업 경험 없이도 소비자 브랜드에 대한 탁월한 안목을 발휘한 것이죠.
짐 브레이어(Jim Breyer)
금융 전문가로 시작한 브레이어는 액셀 파트너스(Accel Partners)의 파트너로 페이스북에 초기 투자하여 200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어요. 그의 투자 철학은 철저한 재무 분석과 시장 기회 평가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는 그의 금융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에요.
이들의 공통점은 사업을 직접 운영해본 경험은 없지만, 뛰어난 금융적 분석력과 시장 기회 포착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는 "창업 경험이 없으면 좋은 VC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 얼마나 근거가 없는지 보여주고 있어요.
이런 금융 배경을 가진 VC들이 뛰어난 성과를 내는 데에는 정리하기 복잡한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어요.
분석적 사고방식
금융 전문가들은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식별하는 데 훈련되어 있어요. 수많은 투자 기회 중에서 진주를 발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할 수 있죠. 대부분의 초기 기업에는 이런 데이터가 없어서 분석이 어렵긴 하지만 유사한 사업이나 성공 사례 등을 빠르게 리서치하고 숫자를 정량화 해서 투자심사보고서를 작성해 투자하는 과정이 금융 베이스의 인력들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예요. 이런 분석적인 마인드를 가지기 위해서는 금융권에서 일해보는 경험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객관성과 균형 잡힌 시각
투자유치에 실패한 창업자들의 불평과는 현실적으로 좀 다른 점이 이 점이예요. 창업 경험이 있는 VC가 오히려 더 까탈스럽울 수 있단 말이예요. 창업 경험이 있는 VC들은 종종 자신의 경험을 과도하게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어요. "내가 성공했으니 너도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이죠. 반면 금융 배경의 VC들은 보다 객관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평가할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창업자가 마상(마음의 상처)를 입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건 그 VC의 개인적인 인간성에서 비롯 되는 것이지 "창업 경험"과는 전혀 무관한 경우가 많아요.
체계적인 위험 관리
벤처 투자는 본질적으로 고위험 투자 활동이에요. 금융 전문가들은 위험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하는 데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요. 이는 포트폴리오 전체의 성과를 최적화하는 데 매우 중요해요. 대부분의 벤처투자조합이 1개만의 포트폴리오를 담진 않아요. 수십개를 담는 경우도 있는데 전체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서 포트폴리오를 분배하고 최적화 해야 하죠. 이런 부분에서 위험관리가 되기 때문에 금융 출신 VC들이 펀드의 수익률을 최적화할 줄 안다고 볼 수 있어요.
협상 및 거래 구조화 능력
금융 전문가들은 복잡한 투자 조건을 협상하고 구조화하는 데 능숙해요. 데이터에 따르면 금융 배경의 VC들은 투자 협상에서 평균 15~20% 더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이런 경향은 글로벌 만이 아닌 한국에서도 명확하게 들어 맞는다고 생각돼요. 오로지 숫자로만 밸류를 가늠해 본 금융권 출신들은 투자 협상에서 굉장히 까다로운 대상이 되곤 하거든요. 그리고 창업자에게는 "자식" 같은 사업이지만 "금융권"에서 그 "자식"을 어떻게 바라볼지를 VC들은 귀신같이 알고 있어요. 이런 점에서 밸류 협상이나 거래 구조화 측면에서의 우위점이 생긴다고 볼 수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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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업계 거물들의 상반된 주장 : 창업 경험이 오히려 장애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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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도, 몇몇 유명 VC들은 창업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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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윌슨(Fred Wilson)
유니온 스퀘어 벤처스(Union Square Ventures)의 창립자인 윌슨은 Startups.com과의 인터뷰에서 "벤 로젠(Ben Rosen)과 같은 순수한 월스트리트 출신 투자자들이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VC 중 일부였다"고 말했어요.
그는 "존 도어(John Doerr)보다도 PC 시대를 더 잘 이끌었다"고 평가하며, "순수 투자자 출신이 벤처 비즈니스에서 탁월할 수 있는 사례가 있다"고 강조했어요.
그는 자신도 운영 경험 없이 VC가 되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한 바 있어요.
빌 거리(Bill Gurley)
아까부터 계속 등장하는 거리는 CB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성공적인 창업가 출신 투자자들이 "유일한 정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포트폴리오 회사에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어요.
그는 "최고의 VC는 이사회에서 겸손한 자세를 유지한다"고 강조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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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캐피탈의 본질적 역할 : "사업 운영자"가 아닌 자본시장의 "통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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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창업가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어요.
VC의 주요 역할은 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결정을 내리고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것이에요. 이는 본질적으로 금융 업무에 가깝죠. 벤처캐피탈은 투자 비즈니스이며, 투자자들(LP)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 핵심 목표예요.
크런치베이스(Crunchbase)의 투자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투자 파트너가 이전에 창업자였을 경우, 실제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에 투자할 확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는 창업 경험이 오히려 투자 판단에 편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어요.
사실 VC는 사업 전문가가 아니라 자본시장의 시각을 창업가에게 전달해주는 "통역사"에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그들은 시장의 기대, 투자자들의 심리, 미래 자본 조달 가능성 등 자본시장의 관점을 창업가에게 해석해주는 역할을 하죠. 반대로 창업가의 비전과 사업 모델을 자본시장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하는 역할도 수행해요. 이런 '통역' 능력은 오히려 금융 배경을 가진 VC들이 창업 배겨을 가진 VC들보다 더 뛰어난 경우가 많아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VC들이 IR을 듣고 사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조언할 때, 이를 여러분의 사업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비판으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거예요.
그들은 단지 "자본시장의 관점에서 봤을 때 사업이 이렇게 되면 더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는 해석을 제공하는 것뿐이에요.
프레드 윌슨이 한 인터뷰에서 언급했듯이, "우리의 고객은 기업가들이고, 우리는 그들의 코트테일(정장 코트 뒷자락을 의미하는데 금융권에서는 누군가의 코트테일을 타다는 표현은 다른 사람의 성공이나 인기에 편승한다라는 의미)을 타는 서비스 제공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해요.
좋은 VC는 창업가의 비전을 바꾸려 하지 않고, 그 비전이 자본시장에서 어떻게 더 잘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조언해주는 역할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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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가를 위한 냉철한 진실 : 투자 거절의 의미를 재해석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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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투자를 받지 못했거나 VC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는 창업가들에게 몇 가지 냉정한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투자 거절은 사업 부정이 아니에요.
VC가 투자를 거절했다고 해서 여러분의 사업 가치나 능력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들은 단지 자신들의 투자 기준과 포트폴리오 전략에 따라 금융적인 의사결정을 내린 것뿐이에요.
당신이 IR에서 창업 경험이 없는 VC로부터 앞뒤가 맞지 않는 쓴소리를 들었다면, 그건 "그 VC가 창업 경험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이 이상해서"일 확률이 높아요.
그러니 그런 경험을 기반으로 "창업경험이 없는 사람은 VC를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은 허무맹랑한 소리일 뿐이란 걸 기억해야 해요.
VC는 조언자이지 CEO가 아니에요.
좋은 VC는 사업 운영에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고, 필요할 때 조언과 지원을 제공해요. 그들의 역할은 여러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에요.
어찌 되었든 금융적 관점은 가치가 있어요
창업가들은 종종 제품과 시장에 집중하느라 재무적 측면을 간과하기 쉬워요. 금융 배경을 가진 VC는 수익성, 현금 흐름, 자본 효율성 등의 중요한 측면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어요. 그리고 결국 한국에서는 사업을 Exit할 방법이 IPO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예요. 이런 측면에서 IPO과정을 잘 알고 있는 금융 출신 VC의 조언은 반드시 도움이 되면 됬지 해가 되지는 않아요.
창업 경험은 한 가지 관점일 뿐이에요
성공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는 다양한 관점과 전문성이 필요해요. 창업 경험은 귀중하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가치 있는 관점은 아니에요. 창업을 해야만 창업자의 고통을 이해한다는 말은 투정에 가까워요. 그 어떤 사업가도 당신 만큼 고통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어요. 그런 고통을 인내해야 큰 성공을 바랄 수 있으니 이건 누구에게나 똑같은 조건이예요.
VC가 창업 경험이 있다고 해서 투자 가치가 없는 당신에게 투자할까요? 창업 경험이 있는 VC나 없는 VC나 모두 돈이 되는 사업과 창업자에게 투자할 뿐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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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보완적 관계의 역학 : 혁신과 자본의 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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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창업가-VC 관계는 상호 존중과 전문성의 보완에 기반해요.
창업가는 제품과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VC는 금융과 투자에 대한 전문성을 제공하는 것이죠.
가장 성공적인 스타트업 사례를 보면, 창업가와 VC가 서로의 전문 영역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맺은 경우가 많아요.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와 액셀 파트너스의 짐 브레이어,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과 벤치마크의 빌 거리 등이 좋은 예죠.
창업가로서 투자자를 선택할 때는 단순히 "이 VC가 창업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보다 "이 VC가 내 비즈니스에 어떤 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해요.
때로는 창업 배경을 가진 VC들 보다 금융 배경을 가진 VC가 여러분의 사업에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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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경험 없는 VC가 뭘 알아?"라는 태도는 창업자의 성공 가능성을 제한할 뿐이에요.
데이터와 사례가 보여주듯, 창업 경험이 없는 VC들도 뛰어난 투자 성과를 내고 있으며 창업가들에게 귀중한 관점을 제공할 수 있어요.
성공적인 창업 경험이 있는 VC의 투자 성공률(29.8%)이 전문 금융 배경 VC보다 약간 높을 수 있지만, 실패한 창업 경험이 있는 VC의 성공률(19.2%)은 오히려 평균보다 낮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단순히 창업 경험 자체보다는 성공 여부와 금융적 안목이 더 중요해요.
프레드 윌슨의 말처럼, "창업 경험이 없는 VC들이 오히려 운영자들에 대한 큰 존중을 가져오며, 이는 많은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어요.
궁극적으로, 좋은 투자 파트너십은 서로 다른 배경과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할 때 형성돼요. 창업가와 VC가 서로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보완할 때, 진정한 시너지가 발생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이상한 VC는 그냥 무시하시면 돼요.
이제 IR이나 데모데이에서 VC의 창업 경험을 신경 쓰지 마시고 자신의 사업이 금융권에서 어떻게 보일지에 더 신경을 쓰시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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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VC"는 계속 스타트업 산업과 투자 업계에 대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빠르고 신선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해요. 운영 중인 Threads와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시면 큰 힘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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